우리말 이야기
동방박사는 아기 예수에게 유황을 선물하지 않았다.
크몽류승하
2020. 12. 24. 15:32
오늘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좀 경건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예수님은 헤로데 임금 때 유대 지역 베들레헴에서 태어났는데
그러자 아기 예수를 경배하기 위해 동방박사들이 예루살렘을 찾았다.
동방에서 별을 보고 아기 예수를 찾아온 그들은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 예수를 보고 엎드려 경배하며
보물 상자를 열어 황금과 유향,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고 한다.
여기까지가 아기 예수의 탄생에 얽힌 동방박사 설화다.
그런데 여기서 이 '유향'을 '유황'으로 잘못 쓰는 경우가 잦다.
유향은 유향나무의 진액을 말린 것을 말하는데 중동지방에서는 종교의식 때 이 유향과 몰약을 섞어 향을 피웠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탄생을 경배하는 자리에서 유황을 드렸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아귀가 안 맞는다.
이 유향은 향수나 약품에도 자주 쓰이는데 프랑킨센스(Frankincense), 보스웰리아(Boswellia)
같은 단어가 바로 유향을 말한다.
날씨는 춥고, 세상은 신산하다.
아기 예수가 성탄하신 크리스마스 단 하루라도 마음 편히 쉬시고
가내 평안을 얻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