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2021 소띠해를 앞두고

크몽류승하 2020. 12. 28. 15:56

자료: 픽사베이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가고, 2021년 소띠해가 온다. 올해 달력도 며칠 남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은 2021 신축년 소띠해를 맞이하며 소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소는 우리 겨레 우리 민족에게 매우 친숙한 동물이다. 

신라 시대 '지증왕이 순장을 금지하고 우경(소 농사)을 장려했다'는 기록으로 역사에 등장하는 소는

현대적 농기계가 없던 시절까지 집에서 가장 중요한 재산이었고, 농사 밑천이었다. 1960~70년대엔 '소를 팔아 자식을 대학에 보낸다'며 대학을 우골탑이라 부를 정도였다.

또 한국만큼 소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쓰는 나라가 없어서, 소뿔을 아교, 활 등을 만드는 데 쓰고 심지어 쓸개의 병적 응결물까지 약으로 쓴다. 이것이 익히 아는 우황청심환이다. 

소와 관련된 우리말 단어도 많다. 

대표적으로 '벽창호'는 벽창우(碧昌牛)에서 비롯했다. 평안북도 동군과 성군의 소가 덩치가 크고 성질이 억세며 고집이 센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고집 세고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거기다 암소 배 속에 있는 소는 '송치'라 하고 한 살인 소는 '하릅송아지' 수소 중 좀 작은 놈은 '부룩소'라 하니 그 부르는 말도 참 다양하다. 

아 그리고 덧붙이면 '황소'는 '누런 소'만 뜻하지 않는다. 다 자란 수소를 말하며 당연히 그 수소 중에는 무늬가 얼룩얼룩한 녀석, 까만 녀석도 있다. 정지용 시인의 시에도 '얼룩백이 황소'가 등장한다. 다만 이는 우리 전통 칡소(얼룩소)라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오늘은 종알종알 소 이야기를 신나게 해보았다. 

다가오는 2021년 신축년도 소가 뿔로 치받듯 힘차게 차오르는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 정지용 시인의 시에서는 '얼룩백이'라 하지만 사전에서는 '얼룩빼기'를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