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27. 12:54ㆍ우리말 이야기
웹툰 원작 드라마로 넷플릭스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경이로운 소문'.
드라마 제목 그대로 주인공 '소문'(조병규)은 경이로운 일을 겪고, '카운터'가 돼 악귀들과 맞서고
이전과 180도 달라져 거침없이 악을 징벌하며 학교와 세상에 '경이로운 소문'을 불러일으킨다.
소문과 언니네 국숫집 카운터들의 경이로운 모험은 2021년 1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드라마 시청 중인 분들을 위해 내용은 여기까지^^)
그래서 오늘은 '소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드라마 자료를 검색하면서 "경이로운 소문 입소문 탔다"라는 기사 제목을 보았다.
"입소문 탄 주말극 '경이로운 소문'의 경이로운 시청률"이라는 제목도.
그런데 여기서 '입소문'은 과연 바르게 쓰인 것일까, 필자 생각에는 조금 아쉬운 단어다.
'소문'은 '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 전하여 들리는 말'로 풀이돼 있는데
거기에 또 '입'이 하나 더 가 붙은 것이다. 이를테면 겹말이고 역전앞인 셈이다.
그러나 국어사전은 대중의 말쓰임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터라, 입소문도 표제어로 올라 있긴 하다.
'계란지단'(지단은 중국어로 달걀을 뜻한다), '강제징용'(징용 자체에 '강제'의 뜻이 들어 있다) 등
사전에 있기도, 없기도 하지만 폭넓게 쓰는 겹말이 많다 보니 입소문도 인정된 것이다.
계란지단은 표제어가 아닌데 입소문은 표제어라니 지단이 억울할 일이긴 하지만. 국어원의 일관성이 아쉽다.
아무튼
경이로운 소문의 상승세가 매섭다. 연말연시 복잡한 일들로 스트레스받은 분들께서는
'경이로운 소문'을 보면서 새해에는 자신에게도 '경이로운 입소문' 한번쯤 들려오기를
바라보자.
송구영신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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