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무새', 앵무새는 죄가 없다.
2021. 5. 7. 20:03ㆍ우리말 이야기
요즘 'oo무새'라는 말이 인터넷에 범람한다. 앵무새의 '무새'를 딴 비하적 표현인데
'무슨 말만 하면 망했다는 얘기부터 한다, 망무새냐'며 한 가지 논리나 단어만 반복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영상을 보면 생각이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앵무새, 특히 똑똑하기로 이름난 회색앵무는
관찰력이 뛰어나 주인이 외출하면 '잘해구와(잘하고 오세요)'라고 반응하는 등 지능적인 학습 행동을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의 말을 이해하고서 발화하는 것은 아니고, '이 상황에는 (인간은) 이런 말을 하는구나'라는 반복 학습의 결과지만 말이다. 일종의 성대모사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 영상에서처럼 수다스럽고 사랑스러운 앵무새이건만, 'XX무새' 같은 비하 표현이 범람하는 건 인간으로서 조금 미안한 감이 있다.
앵무새 얘기를 했는데 우리 주변에는 이것 말고도 앵무새와 관련한 표현이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잉꼬부부'의 '잉꼬'도 앵무새를 가리키는 말이다. 일본어로 앵무새는 '인코'인데, 거기서 유래했다.
한국 한정으로 이 잉꼬는 '사랑앵무'를 가리키며 금슬 좋은 부부를 가리키는 단어로 자주 쓰여왔다.
요즘 자주 쓰는 네이버 번역 사이트 '파파고'(papago)도 마찬가지다. '파파고'는 에스페란토로 '앵무새'다.
피파고 로고가 왜 앵무새 그림인지 이제 이해가 가실지 모르겠다.
좋은 주말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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