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28. 16:10ㆍ우리말 이야기
어느 해 크리스마스인가 온 가족이 아침부터 배춧잎을 썰고 소고기를 데쳐 '밀푀유 나베'를 만들어 먹은 적이 있다.
배춧잎에 상추에 고기를 겹겹이 쌓아 냄비에 담아 보글보글 끓여먹으니 운치도 있고 한 끼 식사로도 훌륭해
더없이 만족한 기억이 있는데
그때 아버지는 "배춧국과 다를 게 무어냐"고 물으신 적이 있다. 사람마다 생각은 비슷한지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백종원 씨도 "결국 배춧국"이라고 하는 걸 보았다.
뭐 어쨌거나 한국인이면 한 번쯤은 다 해 먹어 보았을 것 같은 이 '밀푀유 나베'는 어디서 온 걸까
'나베'에서 알 수 있듯이 결국 '밀푀유 나베' 자체는 일본에서 만든 음식이다.
원래 밀푀유(Mille-feuille)는 불어로 '천 개의 잎사귀'라는 뜻이며, 상단 사진에도 있듯이 밀가루 반죽을 낙엽처럼 겹겹이 쌓아 구운 과자를 말한다.
배춧잎이며 고기 부속을 겹겹이 쌓은 모습이 꼭 그 밀푀유와 닮아 붙은 이름인 것이다.
(한국의 떡갈비 또한 이렇게 이름을 얻었는데, 고기를 네모지게 다져 뭉친 모양이 꼭 떡 같아서 떡갈비라고 부르기 시작했단다.)
사견으로는 '밀푀유 나베'를 '배추 소고기 전골'이라 해도 이상할 게 없을 듯하지만
그래도 추운 겨울 몸을 덥히는 데는 이만한 음식도 또 없을 것 같다.
다시 추위가 시작된다고 하니, 다들 몸 건강히 겨울 잘 보내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