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23. 16:45ㆍ우리말 이야기
웹툰 원작 드라마 JTBC '이태원클라쓰'가 올 한 해를 휩쓸었다.
'싸가지' 없고 똑똑한 캐릭터 '조이서'를 연기한 배우 김다미는 이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을 받았다.
그만큼 웹툰 캐릭터를 잘 해석해냈다는 평가를 받았고, 영화 '마녀'에 이어 좋은 연기 흐름을 보여준 것이다. 앞으로가 주목된다.
그런데,
작품에서 김다미의 호연으로 조이서의 '싸가지 없음'은 극명하게 잘 드러나는데
여기서 '싸가지'는 표준어일까? 아니면 대체 어디서 온 말일까. 일단 표준어는 아니다.
여러 견해가 있지만 국립국어원은 '싹수'의 방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싹수는 '있다'와 어울려 '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될 것 같은 낌새나 징조'를 뜻하며 '싹'과 같은 말이다.
싸가지는 이 '싹'에 작고 어린 것을 가리키는 말인 '-아지'가 붙어 만들어진 방언이라고 한다.
그래서 버릇이나 예의가 있고 없음을 나타내는 것이며 싸가지는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의미가 변화해
"걔 완전 싸가지야"라고 하면서 '싸가지' 그 자체로 '버릇없고 무례하다'라는 뜻을 갖게 됐다.
"걔 완전 싹수야"라고 하지 않는 걸 보면 완전히 다른 단어가 된 셈이다.
아직 사전에는 없지만 이제 싸가지도 사전에서 당당히 한자리 차지할 '싹수'는 있는 것 같다.
우리말 지킴이로서
배우 김다미와 새말 '싸가지'의 싹수를 모두 응원한다.
'우리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비드 요리의 '수'는 '물 수(水)'가 아니다. (0) | 2020.12.25 |
---|---|
동방박사는 아기 예수에게 유황을 선물하지 않았다. (0) | 2020.12.24 |
섞박지와 깍두기. (0) | 2020.12.22 |
'얼죽아'(얼어죽어도 아메리카노) 이야기 (0) | 2020.12.21 |
'호르몬동'을 아십니까. (0) | 2020.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