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20. 16:10ㆍ우리말 이야기
한두 해 전쯤 요리 연구가이자 예능인 백종원씨가
일본 도쿄 쓰키지 시장을 방문해 호르몬동을 먹는 장면이 방송을 타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후 방송에 힙입어 전국 '핫플레이스'에 호르몬동 가게가 생기더니
이제는 배X의 민족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에도 점포가 등장했다.
'호루몬동' '호르몬동' 등 마치 생물학 용어 같기도 한 이 음식의 유래는 무얼까
호르몬은 소나 돼지의 내장을 뜻하는데 한국 사람이 구이로 즐겨 먹는 막창, 곱창, 대창 등을 말한다.
'동'은 일본어로 돈부리(どんぶり, 덮밥)의 줄임말이니, 번역하자면 '곱창(대창) 덮밥'쯤 되는 것이다.
곱창이나 막창을 소스와 함께 밥 위에 올려먹는다는 것이 낯설긴 하지만 한국인에게도 애초 익숙한 맛이라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호르몬에는 역사적 아픔도 묻어 있는데
물경 1200년이 넘는 육식 금지령 탓에 내장 요리를 먹는 문화가 없던 일본인들이
호루몬(放るもん, 버리는 물건)이라고 부르며 내버리던 내장을
관서(일본 오사카 등지) 지방에 많이 살던 재일교포들이 가져다가 요리해 먹었다는 것이다.(그래서 지금도 일본 관서 지방에는 호르몬을 취급하는 가게가 많다.)
마치 부대찌개나 뒷고기를 연상케 하는 가슴 아픈 유래다.(이는 나중에 또 다룰 것임.)
휴일 낮 든든하게 식사 챙겨 드시고 다음에 또 재미난 음식 얘기로 찾아뵐까 한다.
즐거운 일요일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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