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10. 16:10ㆍ우리말 이야기
주말 내내 세상이 꽁꽁 얼어붙을 듯한 추위가 이어졌다.
토요일 오전 잠시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관리실에서 연락이 와서 '수도가 어니까 세탁기 사용을 자제해주세요'
라고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뉴스에서도 연방 '눈, 강추위, 동파' 등을 키워드로 겨울왕국 소식을 쏟아낸다.
그런데 말이다, 그거 아시는지 모르겠다.
'강추위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는 것 말이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구름 속의 작은 물방울이 얼어붙고, 수증기가 달라붙어 뭉치면서 땅으로 떨어지는 게 눈인데
물방울과 수증기가 얼음이 되면서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눈이 오는 날은 포근한 것이다.
대략 1g의 눈이 만들어질 때 8kcal 정도 에너지가 소모된다고 한다.
실제로 함박눈은 날씨가 따뜻하고, 습도가 높으며, 바람이 불지 않는 날 내린다. 눈이 뭉치기 좋은 조건인 셈이다.
우리 국어사전도 '강추위'를 '눈도 오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으면서 몹시 매운 추위'로 설명하고 있으니
과학적 원리를 아주 잘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조상들도 직관적으로 이 사실을 잘 알아서,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보리농사가 잘되겠다고 흐뭇해했다.
쌓인 눈이 보리에 일종의 보온재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또 눈이 땅에 습기를 보충해줘 봄 가뭄도 막을 수 있다.
사람을 고생하게도 하고, 고마운 역할도 하는 눈
아무쪼록 겨울철 동파 조심하시고, 일요일 하루도 잘 보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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