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12. 18:36ㆍ우리말 이야기
인터넷에 유행하는 말 중 '어그로'가 있다. '어그로를 끈다'고 주로 쓰는데
인터넷 방송, 게시판 등에 관심을 끌기 위한 악플이나 채팅, 게시물 등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웃어넘길 만한 것들도 있지만, 어처구니없는 '낚시' 게시물이거나, 조롱 비하 등 사회 상규를 위반하는 게시물일 경우 몹시 불쾌해지기도 한다.
수수께끼 같은 이 말은 그럼 어디서 온 걸까.
'어그로'는 게임에서 유래한 말이다.
외국 게임 '에버퀘스트'에서 몬스터를 도발하거나 위협해 공격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거나 하는 행위를
'aggravation'(애그러베이션)이라고 했는데, 해당 게임 유저들은 약어 'aggro'를
자주 썼고, 곧 동종의 다른 온라인 게임으로도 퍼져나가 보편적인 게임 플레이 방식 중 하나가 되었다.
강력한 몬스터의 공격을 맞고 견딜 수 있는 '탱커'가 '어그로'를 끌고, 다른 캐릭터가 공격하거나 하는 등의 게임 플레이 방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이 '어그로'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인터넷 공간에서 상대를 자극하고 도발하는 행위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어처구니없는 게시글을 올리고, 상대를 화나게 하고, 놀리는 데 주로 목적이 있으므로 커뮤니티 등은 곧잘 분위기가 엉망진창이 되며 이런 '어그로꾼'들은 '분탕 종자'라며 욕을 얻어먹는다.
어제쯤 인터넷에서 괜히 가만히 있는 눈사람을 걷어차고 때려부숴, 어딘가에 사진까지 찍어 올리는 사람을 보았다.
이 또한 '어그로꾼'에 가까운 행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춥고 눈 오고 코로나로 오도가도 못하는 세상
서로 조금만 자제하고, 본의 아닌 '어그로'는 끌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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