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와 사라다

2021. 2. 3. 19:20우리말 이야기

자료: 픽사베이

작년 연말 건강검진을 받았더니 콜레스테롤 수치가 생각보다 높게 나와 

2021년부터는 튀긴 음식을 줄이고 건강식으로 먹기로 하고 

매일 아침저녁 주문 배달 샐러드를 씹어 넘긴 지 한 달이 다 돼 간다.

먹다 보면 먹을 만하다지만 그래도 '풀'은 '풀', 항상 그 튀김의 기름진 맛을 그립게 하는 것이다.(삼겹살도 상추에 싸 먹으면 맛이 2배다.)

그러다 보니 절로 '사라다'가 생각났다. 샐러드가 아니고 '사라다' 

'사라다'는 서양의 월도프 샐러드(Waldorf salad)가 일본에 전래돼 변형된 음식이다. 

기본적으로 과일과 견과류 등을 마요네즈로 버무린 것인데

전래 당시 일본인들에게 '서양'의 기준은 '포르투갈'이었기 때문에 포르투갈어와 일본어가 섞여 '샐러드'가 아닌 '사라다'가 된 것이다.

그 이후 한국에도 넘어와 '있는 집' 식탁에 꼭 오르는 음식으로 시작해, 감자 당근 마카로니 소시지 메추리알 등이 첨가되며 '샐러드'와는 완전히 다른 반찬의 하나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메추리알이 쏙쏙 박힌 것을 가장 좋아한다.)

물론 기본 재료가 마요네즈라는 것을 보면 알겠지만 다이어트와는 완전히 상극인 음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렸을 때 엄마가 자주 해주던 '사라다'도 생각난다.

지금까지 얘기한 사라다보다는 간소한 것으로 

양배추를 채 썰어 마요네즈와 케첩으로 비벼 빵에 끼워 먹곤 했다. 진짜 햄버거는 생일날에나 먹는 음식이었기 때문에 우리 남매는 그걸 늘 '햄버거'라고 불렀다. 어려운 시절 추억이 담긴 '사라다'다.

주말에는 오랜만에 그 사라다빵이나 해먹자고, 생각나지 않느냐고 전화 한 통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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