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짤없다' 연대기
2021. 2. 5. 15:54ㆍ우리말 이야기
마치 표준어처럼 쓰이는 구어(입말) 중에 '얄짤없다'가 있다.
'봐주지 않는다' '가차 없다' '그냥 넘어가 주지 않는다' '예외 없다' 등의 뜻으로 다양하게 쓰이고
최근에는 자료 사진에서 보듯 언론에서도 폭넓게 쓰고 있는 말이다.
"오늘도 내일도 돌아가는 꼴을 보니 얄짤없이 야근이다"
"우리의 제안은 얄짤없이 거절당했다"
"앞으로 모든 청년은 얄짤없이 군대에 가야 한다" 등으로 다양하게 변용된다.
스마트 시대 말을 줄이고 줄이는 습관에 힘입어 이제는 '얄'도 빠진 채
'짤없다' '짤없이'로도 줄여 쓰기도 한다. (여기서 '짤없다'는 '봐줄 수 없다'에 가깝다.)
"앞으로 짤없어! 지각하면 끝이야, 집으로 돌아가!" 이런 식으로 쓰는 것이다.
통설에 따르면 '일절(一切)'을 1960~1970년대 '얄짤'로 줄여 쓴 것이라고 하는데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서 '얄짤'을 검색해보면 1997년 신문에 '신세대 표현'으로
'담배 피우다 걸리면 얄짤없다'를 처음 소개하고 있으니 이론의 여지는 있다.
아무튼
이번 주도 이래저래 얄짤없이 바쁘게 보내시느라 고생 많으셨을 듯하다.
다가오는 주말 편하게 보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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