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 당하다'는 코 푸는 것과 상관이 없다.

2020. 12. 13. 16:21우리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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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당한다'라고 하면 

왠지 '팽'하고 코 푼 휴지 취급을 당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여기서 '팽'은 '토사구팽(兔死狗烹)'에서 유래한 말로 코 푸는 것과 관련이 없다.

토사구팽은 '사냥개도 토끼 사냥이 끝나고 쓸모없어지면 삶는다(팽한다)'라는 뜻이다.

한국에서는

김영삼 대통령 시절 국회의장까지 지낸 7선 김재순 의원이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숙청당해 하와이로 이민하며 "토사구팽 당했다"라는 말을 남겨 유명해졌다.

민정당계로 김영삼이 대통령이 되는 데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은 그로서는 정말 '팽'당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이 말고도 역사에 수많은 '토사구팽' 사례가 있다. 다 옮겨적기도 모자랄 지경이다.

인간사란 그렇게 비정한 면이 있는 것이어서, 오른팔로 끼고 살다가도 하늘에 해가 둘일 수 없듯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토사구팽하고야 마는 것이다.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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