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나리 여보나리

2021. 2. 22. 19:29우리말 이야기

자료: 동아일보 기사(https://www.donga.com/news/Entertainment/article/all/20210204/105274423/1)

이날치 신곡 '여보나리'(라디오스타 방영분)

퓨전 국악그룹 이날치밴드가 '범 내려온다'에 이어 신곡 '여보나리'를 발표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여보나리' 또한 '범 내려온다'처럼 판소리 '수궁가'의 한 대목을 노래로 풀어냈는데

토끼의 간을 찾아 육지로 가야 하는 별주부가 홀어머니에게 하직하고 아내에게 작별을 고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별주부 부인은 "여보 나리 세상 간단 말이 웬 말이오? 위수파광 깊은 물에 양주 서로 마주 떠서 맛 좋은 흥미 보던 일을 이제는 다 버리고 만리청산 가신다니 인제 가면 언제 와요?"라고 묻고 

별주부는 "저 건너 변산 진털밭 남생이란 놈이 나 허고 비슷허게 생겼는디 내가 집에 없으면 내 집을 종종 찾아댕기는 것이 흠이란 말이여 그러나 그 놈은 어두운 밤중에라도 노랑내가 심히 나고 내 몸에서는 고순네가 나니 자네는 꼭 냄새로 분간허소"라며 

먼길 떠나면서 걱정거리를 늘어놓는 장면이 흥미롭다. 

여기서 필자는

별주부 부인이 남편을 '여보 나리 여보 나리'라며 구성지게 부르는 장면이 참 와 닿았다.

아마도 결혼 후 호칭에서 오빠, 자기, 너, OO씨 등이 '여보' '당신' '임자'를 압도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리라.

부부는 예로부터 일심동체이기에 따로 부르는 말이 없더라도 '여기 보오' '여기 보세요'를 줄여 '여보(오)'라 해도 

통하는지라 '여보'라는 말이 탄생했다 하고 

'당신'은 한자 풀이를 보면 마땅할 당(當)에 몸 신(身) 자로 '바로 내 몸과 같다'는 뜻이니 참으로 아름다운 전통 호칭이다.

'임자'도 있는데, 사전풀이로는 '물건이나 짐승 따위를 제 것으로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니, '부부는 서로의 주인'이라는 뜻에서 서로 '임자'라 부른 것이다. 

또 이 세 말의 공통점은 아내와 남편이 동등하고 평등한 관계임을 상징한다는 것인데

그래서 옛 조상들은 유일하게 부부 간에만 '반말'을 썼고, 어린 사람이나 친구지간에도 말을 함부로 놓지 않았다 한다.

우리말은 이렇게 곱씹어보면 아름답고 재미있는 유래가 많다.

앞으로도 성심껏 찾아서 하나하나 정리해볼까 한다. 좋은 저녁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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