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6. 19:10ㆍ우리말 이야기
오늘처럼 눈 오고 추운 날이면 더러 매운탕이 생각난다.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회를 먹고 나면 꼭 "이모님 여기도 매운탕요!" 해야
요리 하나를 다 즐긴 것 같아. 습관적으로 매운탕을 부르고는 한다.
제대로 된 생선 토막에 고춧가루 등 자극적인 향신료를 부어 넣어 그야말로 정식 매운탕인 것도 있고
회 뜨고 남은 생선뼈나 대가리 등을 집어넣고 끓여내는 것도 있는데 이는 별도로 '서덜탕'이라 하기도 한다.
(흔히 서더리탕이라고도 하는데 '서덜'의 잘못이다.)
지역에 따라 넣는 향신료가 조금 다르지만 경상도에서는 방아잎을 넣고, 초피나 고수를 넣어먹는 지역도 있다.
그런데 이 매운탕을 사전에 검색해보면 재밌다.
이름은 '매운탕'이지만 분류는 '찌개'로 돼 있는 것이다. '생선, 고기, 채소, 두부 따위와 갖은양념을 넣고 고추장을 풀어 얼큰하게 끓인 찌개'라 한다.
다시 '탕'을 검색해보면 접미사로 쓰인다고 안내해주는데, "‘국’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흔히 일반적인 국에 비해 오래 끓여 진하게 국물을 우려낸 것을 이른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곰탕, 보신탕, 설렁탕 등을 이르는 것이다.
내친김에 '찌개'를 검색해보니 '뚝배기나 작은 냄비에 국물을 바특하게 잡아 고기ㆍ채소ㆍ두부 따위를 넣고, 간장ㆍ된장ㆍ고추장ㆍ젓국 따위를 쳐서 갖은양념을 하여 끓인 반찬'이라 한다.
도무지 이유를 종잡을 수 없으나 억지로 부연해보면 사람들이 이름을 '매운탕'이라고 부르는 것을 국어원은 "그건 이름이 매운탕인 찌개다" 하는 느낌이다.
뭐 어떤가, 국이나 탕이나 찌개나
둘러앉아 소주 한 병에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마음 편하게 매운탕을 먹던 그때가 그립다.
눈이 온다, 매운탕이 생각난다, 혼자라도 그렇게 매운탕을 상에 내고 앉아야 할까 보다.
추운 겨울 잘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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