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수영복 이야기

2021. 1. 14. 14:53우리말 이야기

자료: 픽사베이

 

추우면 더운 게 그립고, 더우면 추운 게 그립다.

날이 워낙 춥고 눈이 내리다 보니 더운 여름이 절로 생각난다.

또 여름 하면 생각나는 것이 비키니 수영복인데 

(늘 글에 첨부하는 사진은 덜 자극적인 것을 고르려고 애썼다.)

이 비키니 수영복에는 찬란하고도 슬픈 사연이 묻어 있다.

'비키니'의 어원은 핵실험에서 시작된다.

1946년 미국은 남태평양의 비키니(bikini)섬에서 원자폭탄, 수소폭탄 실험을 자주 했는데 

동 시기에 최초로 상의와 하의가 분리된 수영복을 만든 프랑스의 디자이너 루이 레아드가 

수영복의 이름을 고민하다가 '원자폭탄만큼 충격적인 옷'이라는 생각에 '비키니'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수영복 하면 요즘은 스포츠 수영에서 주로 입는 원피스 수영복이 전부였던 시대에 

삼각형 천 4장과 끈으로 만든 수영복은 사람들에게 정말 '원자폭탄'급 충격이긴 했다.

속옷으로도 같은 디자인을 생각할 수 없었던 시대에 말이다.

결국 레아드는 패션쇼에서 비키니를 입고 나올 모델을 구할 수 없어 

19세의 누드 댄서 미쉘린 베르나르디니를 고용해 파리의 한 수영장에서 비키니를 공개했다고 한다.

그 큰 충격에 교황청이 '부도덕한 옷'이라고 비난하고, 몇몇 국가에서는 착용을 금지할 정도였는데

1960년대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비키니를 즐겨 입으면서 유행처럼 번져 나갔고 곧 사회에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더 과감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키니' 수영복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

1930년대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우리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막걸리와 대폿집  (0) 2021.01.18
부추전과 정구지 찌짐  (0) 2021.01.15
벽오동 심은 뜻은...  (0) 2021.01.13
심심하면 '어그로'를 끈다는데.  (0) 2021.01.12
'주식'은 어디에서 온 말일까.  (0) 2021.01.11